샐리맘의 건강한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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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주스의 차이
무더위가 찾아오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더위를 식히기 위해 이런 저런 음료를 찾게 됩니다. 아이스 커피, 아이스티, 생과일 스무디, 생과일주스, 콜라, 사이다. 이외에 다양하고 기발한 음료들이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유혹하는데요. 입맛대로만 선택한다면 무엇을 선택하든 상관없겠지만, 기왕에 건강에 도움 되는 것을 선택한다면 역시 설탕이나 일체의 첨가물이 없는 생과일주스나 생과일 혹은 그린 스무디 종류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찜찜한 부분이 있습니다. 과일에 많은 과당도 당이긴 마찬가지 아닌가?
우선 당분이 왜 문제가 되는지 살펴볼까요? 액상과당이든 설탕이든 간에 자연 상태의 식품에 이런 가공된 당분이 첨가되면 혈당이 치솟고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도 치솟게 됩니다. 그리고 1시간 정도 지나면 혈당이 당분을 먹기전보다 더 떨어지게 되면서 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 혈액으로 지방산이 분비되기 시작합니다.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니 몸에선 비상사태라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혈액에서 제거된 당분은 세포로 들어가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간은 지방간이 되고 근육이 쌓인 지방은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고 지방세포에 쌓인 지방은 복부비만을 초래합니다. 세포에는 지방이 넘치는데, 몸은 더 많은 지방을 만들어 혈액으로 쏟아내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되는 것입니다. 이런 반응은 술과 매우 비숫하기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단순당 혹은 과당은 취기 없는 알코올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런 이유로 과도한 과당 섭취는 비만, 지방간, 간경화, 당뇨병, 고지혈증, 심뇌혈관질환, 암 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과당은 과일의 과당이 아니라 액상과당처럼 합성된 과당입니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이라고도 불리는 액상과당은 이름만 과당일 뿐 과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액상과당은 과일이 아닌 옥수수 전분으로 만드는데 옥수수 전분을 분해해 포도당과 과당을 만들고 이를 적절한 비율로 섞은 것입니다. 물론 과일의 과당이나 액상과당의 과당은 화학적으로는 동일합니다. 하지만 똑같은 과당이라도 그것이 과일에 있느냐, 정제되어 농축되어 있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정반대입니다.
비만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과당 및 칼로리를 제한한 식단과 칼로리를 제한하되 과일을 통해 60g 가량의 과당을 섭취하는 식단의 체중 감량 효과를 비교한 연구를 보면, 과당을 철저히 제한한 식단보다 과일을 통해 과당을 섭취한 식단의 체중 및 복부지방 감소 효과가 더 컸습니다. 한편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과일 먹은 사람들에게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공복혈당, 허리둘레, 인슐린 저항성 등이 더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한마디로 과당을 정제된 상태로 섭취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기지만 과일과 같은 자연식품의 형태로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이 향상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일이라면 그 형태가 무엇이든 다 괜찮을까요? 슈퍼마켓에 진열된 대부분의 과일주스엔 무가당, 천연과즙이란 이름이 붙어있어서 왠지 이런 주스를 마시면 과일을 먹는것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식이섬유가 제거된 과일주스는 과일이라기보다는 당분음료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동일한 사람들이 4주간 매일 사과를 먹고, 또 다른 4주간에는 매일 사과주스를 마시면서 건강상태의 변화를 확인한 연구가 있었는데 그 결과가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사과를 먹으면 콜레스테롤과 혈압, C-반응단백, IGF-1 등의 지표가 감소하지만, 사과주스를 먹으면 오히려 해당지표들은 증가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과일주스를 매일 50ml 이상 마시면 직장암 발생위험이 74% 증가하는 반면, 사과를 매일 4분의 1개 이상 먹으면 원위대장암 발생 위험이 49% 감소한다는 대규모 역학 연구결과와 비슷한 결론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과일주스는 과일이 아닙니다. 물론 과일마다 당분 함량이나 항산화성분 조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과의 예를 모든 과일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과일은 식이섬유를 제거한 주스형태로 먹을 때 건강에 이로운 효과도 함께 제거됩니다. 특히 단 맛이 강한 과일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그럼 식이섬유를 제거하지 않고 과일을 통째로 갈아 먹으면 어떨까요? 스무디가 퓨레가 여기에 해당 될 것입니다. 사실 화학적 성분 면에서는 생과일과 스무디는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물리적 형태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과일주스보다는 낫지만, 역시 생과일보다는 못합니다.
사과를 생과일, 퓨레, 주스 등의 형태로 섭취하고 혈당을 관찰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모두 같은 양의 당분이 있었기때문에 혈당은 30분 정도에 비슷한 수준의 최고치까지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이후 혈당이 떨어지는 양상을 달랐습니다. 과일만 혈당이 공복상태 수준에서 멈춘 반면, 퓨레나 주스는 공북상태보다 혈당이 더 떨어졌습니다. 주스는 혈당이 공복상태보다 20% 더 떨어지고, 퓨레는 10% 가량만 더 떨어졌습니다. 이렇게 혈액에서 사라진 당분이 고스란히 세포에 지방으로 축적되는 걸 감안하면, 퓨레 혹은 스무디도 주스만큼은 아니지만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잘게 분쇄하기만 하더라도 과일 본연의 효과가 줄어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는 스무디와 관련된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했습니다. 바로 섭취 시간인데요. 사과를 생과일로 먹는데는 17.2분이 걸리고 퓨레는 5.9분, 주스는 1.5분이 걸렸습니다. 가공이 많이 될수록 먹는 시간이 짧아지는 것입니다. 속도로 본다면 생과일이 비해 주스는 11배, 퓨레는 3배나 빨랐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주스와 퓨레도 17분 동안 천천히 먹는 실험도 함께 진행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주스나 퓨레 모두 혈당이 올라가는 정도와 떨어지는 정도가 다소 완화되었습니다. 하지만 혈당이 공복상태보다 더 떨어지는 현상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이런 결과는 과일주스나 스무디를 먹게 되는 경우, 참고할 만한 결과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혈당이 롤러코스터처럼 급격히 올라갔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완화할 수는 있는 것입니다.
과일과 관련하여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과일의 과당과 액상과당 및 설탕의 과당은 전혀 다르다는 것입니다. 과일 섭취로 인한 가공된 당분의 과당은 건강을 악화시키지만 과일의 당분은 건강상태를 개선시킵니다. 과당에 대한 걱정때문에 과일을 멀리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아울러 과일을 가장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자연상태 그대로 먹는 것입니다. 껍질째 먹으면 더 좋습니다. 껍질 바로 밑에 태양으로부터 과일을 보호하기 위한 항산화성분이 다량으로 축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식이권고에서는 과일주스 섭취를 과일 섭취와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지만, 건강영향을 감안하면 이 둘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무디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일 전체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식이섬유가 파괴되고 과도하게 빨리 먹게 될 경우 주스 못지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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