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리맘의 건강한 식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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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건강을 요리하다
'글로벌 시대'라는 요즘은 사람들의 식생활이 서구식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식보다는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경향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화 설문조사 결과, 하루 세끼를 모두 한식으로 먹는 사람은 61%에 불과했고, 외식을 할 때에도 절반 정도는 한식이 아닌 색다른 외국 음식을 선택한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한식은 '영양의 보고'이자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든든한 보호막입니다. 특히 밥과 나물 반찬으로 이루어진 소박한 밥상은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긴 최고의 건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한식의 놀라운 건강 효과에 대해 알아봅시다.
세계인의 사랑받는 전통 한식
요즘 프랑스 중심가에 위치한 한국 전통음식점은 한식의 매력에 빠진 프랑스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인이나 아시아 사람들이 주로 찾았지만, 이제는 서툰 젓가락질로 한식을 먹는 프랑스인들로 가득합니다.
이곳은 모든 조리 방식이 한국의 전통식 그대로라는 점에서 특별합니다. 채소를 넣어 수프처럼 끓이거나 기름에 볶은 유럽식 요리가 아니라, 쌀밥에 국과 나물이 나오는 순수 전통 한국식입니다. 요리를 담당하고 있는 주방장에 따르면, 처음에 거부감을 느끼던 프랑스인들도 이제는 그 맛과 영양을 알고 즐긴다고 합니다.
"흰 밥이 제공되자 볶아주면 안 되겠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었고, 입맛에 맞지 않는다며 간장을 부어 먹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고추장을 달라고 해서 비벼 먹는 경우도 아주 흔합니다. 그만큼 한식을 건강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식이 가진 건강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전북대학교의 임상실험센터에서는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빵과 지방의 비율이 높은 서양식군과 밥과 탄수화물의 비율이 높은 한식군으로 나누어 20~30대 남성들의 생식기능 변화를 알아보았습니다. 한식과 양식을 일정 기간 복용한 후 한식을 먹은 군이 우수한가 양식을 먹은 군이 우수한가, 그 결과를 보는 것입니다. 정자가 만들어져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72일입니다. 따라서 실험은 3개월 동안 진행되었고, 정자 수와 정자 활동성을 기준으로 정상군과 비정상군으로 나누어 비교했습니다.
세 차례에 걸쳐 정자 수와 정자 운동성을 검사한 결과, 한식을 먹은 비정상군의 정자 운동성이 임신 가능한 기준선을 넘어섰습니다. 서양식을 먹은 군에서도 정자 운동성이 증가했지만 기준선인 50%를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자의 운동성은 '생명의 기원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라는 측면에서 건강 효능을 가늠해보는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한식이 시작된 것은 삼국시대 후기로 추정됩니다. 고구려 고분벽화를 보면 상을 차려놓고 식사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는 농경생활이 시작된 삼국시대 후기에 밥상과 밥을 짓는 솥이 등장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시기에 주식과 부식이 분리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이전까지는 주식과 부식의 개념 없이 무조건 배만 부르면 되는 시대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후 통일신라와 고려를 거치며 불교의 영향으로 채식 위주의 밥상이 발달했고, 조선시대에 들어와 지금의 한국식 식생활의 체계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식의 가장 큰 특징은 쌀을 주식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또한 서양식에 비해 동물성 식품의 비율이 낮고 식물성 식품의 비율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특징은 밥, 국, 그리고 나물로 구성된다는 점입니다.
밥의 힘
"쌀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서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당뇨병 환자의 60%가, 고혈압 환자의 80%가 질병 치료의 효과를 보았습니다. 일반 환자들의 경우도 약 15% 정도 콜레스테롤 감소를 보였습니다."
쌀 다이어트 프로그램 센터 원장인 월터 캠프너의 말입니다. 이 비만센터에서는 쌀 중심의 식단으로 비만을 치료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환자 중 헬레나(65)씨의 경우는 '쌀 다이어트'를 하기 전에는 체중이 113kg에 달했지만, 5년 전에 주식을 쌀로 바꾸고 나서 70kg으로 줄었습니다.
과거에 그녀는 '뭐든 다 먹는' 좋지 않은 식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결과 체중이 급속도로 늘어났고, 경계성 당뇨병은 물론이고 혈압까지 매우 높은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절박한 심정으로 패스트푸드를 끊고 현미밥에 과일과 채소를 곁들이는 쌀 다이어트에 돌입했습니다. 밥을 선택한 이유는 열량이 낮고, 지방도 거의 없는 자연식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놀라운 체중 감량 효과를 보게 되었습니다.
쌀이 비만 예방에 효과적인 이유는 음식물이 몸속에 들어가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은 식도를 타고 몸속으로 들어가 위와 장을 거치면서 소화 및 흡수가 됩니다. 이때 탄수화물은 포도당으로 바뀌어 혈액 속 혈당 수치를 높이게 되는데, 이 때 이를 조절하기 위해 췌장에서는 인슐린이 분비됩니다. 하지만 밥은 혈당 수치를 급격히 높이지 않아 인슐린 분비량을 상대적으로 절약하게 되고, 이것이 비만과 당뇨 예방에 도움을 주게 됩니다. 반대로 만약 여기서 인슐린의 분비가 과하게 되면 비만을 초래하고 당뇨병을 유발하게 됩니다. 결국 밥은 인슐린 분비를 절약하기 때문에 비만과 당뇨를 예방하는 데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쌀의 효능을 보다 직접적으로 알기 위해 전북대병원의 임상실험센터에서 인체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음식을 섭취한 후 성인병에 영향을 미치는 혈당과 중성지방의 수치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입니다. 식사 메뉴는 한국인이 즐겨 먹는 한식과 서양식으로, 밥과 채소가 주재료인 비빔밥, 햄버거와 감자튀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 그리고 돈가스로 선정했습니다. 피실험자들은 2박 3일 동안 입원한 상태로 음식을 섭취했으며, 이에 따른 혈당, 인슐린, 중성지방의 변화를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인슐린 분비와 중성지방 수치에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습니다. 비빔밥의 경우 인슐린 분비량이 점차 줄어든 반면, 햄버거에서는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나타낸 것입니다. 혈중 중성지방의 수치 또한 비빔밥보다 햄버거에서 2배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실험 결과에 대해 임상 실험센터의 박태선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중성지방의 농도가 올라가면 혈관의 지질을 나쁜 쪽으로 끌고 가기 때문에 혈관 벽이 약해지고, 훗날 어떤 충격에 의해 그게 터지게 됩니다. 머릿속에서 그런 일이 생기면 뇌출혈이고, 심장에서는 심혈관경색으로 나타납니다. 결국은 심혈관계질환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국의 힘
밥과 함께 한국인의 전통 식단을 구성하는 것은 국입니다. 채소, 버섯, 두부, 생선 등 어떤 재료든 냄비에 들어가 끓이면 탕도 되고 찌개도 됩니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국은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에 들어 있는 영양소는 어느 정도나 될까요?
한 기관의 연구원이 168가지의 국을 분석해 영양소를 알아봤습니다. 그 결과, 밥과 국만으로도 한 끼 열량의 53%를 섭취할 수 있으며, 특히 단백질은 99% 이상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은 식사 시 윤활유의 역할을 해주기도 합니다. 식사 속도가 너무 빨라지지 않게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함으로써, 꼭꼭 씹어 먹을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국은 전체적으로 식사를 리드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나물의 힘
한국인의 밥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나물입니다. 밥과 국이 한국 밥상의 중심이라면 부족한 영양으르 채워주고 먹는 즐거움을 완성시켜주는 조연은 바로 양도, 가짓수도 최고인 나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은 김치와 나물 반찬을 즐겨 먹는 식습관 때문에 채소 섭취량이 연간 232kg에 달합니다. 이는 세계 평균의 2배라는 놀라운 수치입니다. 이렇게 많은 나물을 먹을 수 있는 비결은 데쳐서 먹는 조리법에 있습니다. 샐러드 형태로 먹을 때보다 부피가 많이 줄어들기 때문에 섭취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이렇게 섭취량이 늘어나면 영양소의 밀도 역시 커지기 때문에 더 많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채소를 데치는 과정에서 영양소는 어떻게 변할까요? 실제 깻잎, 당근, 부추, 미나리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끓는 소금물에 3~5분 정도 데친 후 성분 변화를 관찰한 결과, 열에 약한 비타민과 무기질은 손실이 있었지만 몸에 좋은 색소는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깻잎에선 플라보노이드가 60% 증가하고 당근에선 카로티노이드가 약간 증가했습니다. 부추는 카로티노이드가 510% 증가하고, 미나리에도 254% 정도 늘어났습니다. 플라보노이드나 카로티노이드 같은 색소에는 발암물질을 일으키는 변위 원소를 억제하거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다양한 생리활성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식은 세계 언론을 통해 이미 우수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미국의 <헬스>지는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꼽았고, <LA타임즈>의 음식 전문 기자들은 오이소박이를 '세계 10대 음식'으로 선정했습니다. 또 프랑스의 한 신문에서는 기름기 적고 채소가 풍부한 한식을 심장 질환에 유용한 슬로 푸드로 추천했습니다.
밥, 국, 나물, 그리고 발효음식으로 대표되느느 한국인의 밥상에서 충분한 영양과 건강이 숨쉬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밥상은 그 자체로 '보약 밥상'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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